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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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그리고 산불이런저런글 2025. 4. 9. 23:47
1. 2023년 4월 2일. 바람이 무척 심하게 불었습니다. 마른 땅이 갈라지는 산언덕에서 불이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바람 타고 날아다닌 불은 축구장 2,300개가 넘는 넓이를 휘감아 타올랐습니다. 길에서 만난 할머니가 그때를 떠올리며 조용히 들려준 말은 덧붙일 것이 없었습니다. “무서웠어…” 2년이 지났습니다. 불타고 쓰러지고 뭉개진 나무를 치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진기를 들고 반듯해진 길을 따라나섰습니다. 얼마 만인가요. 모든 산이 이렇게 숨겨진 모습을 드러낸 것이. 바람이 일기 시작합니다. 바람 따라가는 곳마다 온통 비어 있습니다. 오히려 단정하다고 할까. 불탄 자리에 새롭게 지은 작은 집이 낯설게 있습니다. 둘러보면 어느 집도 주변에 눈물의 흔적은 없습니다. 흔적마저 탔을까요. 아무 일도 없었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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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는 꽃이 핍니다농촌이야기 2023. 4. 10. 20:02
. 1. 올봄은 유독 산불이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산불은 정말 무섭습니다. 지난 4월 2일 발생해서 사흘간 지속한 홍성군 서부면 산불은 제가 사는 마을 지척이어서 남의 일 같지 않았고, 더구나 마을 사람들 친인척도 그곳에 살아서 빨리 산불이 진화되기를 기다린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홍성 산불 피해 규모는 상당히 큰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글을 쓰는 현재 보도된 피해 상황을 보면, 주택 59채, 축사 20동, 창고 24동, 비닐하우스 48동, 컨테이너 등 시설 21동, 농기계 35대, 수도시설 4개, 태양광 1개 등 모두 172곳의 시설이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축 피해는 소 3마리, 돼지 850마리, 산란계 8만 마리, 염소 300마리 등 8만 1,153마리가 폐사했다고 합니다.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