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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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필름 한국 유네스코유산 기록 프로젝트농촌이야기 2025. 4. 3. 18:45
“애들이 이제 그만하라고 성화인데,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장 담가요” 지난 2월 진안군 하향마을에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우리 마을은 이제 장 담그는 분이 없어요. 저도 장 담근 지 오래됐네요.” 고창군 용현마을에서도 앞으로는 장 담그는 일 보기가 어렵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지난해 12월 3일(현지 시각) 파라과이에서 열린 제19차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으로 올린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에 대해 유네스코는 “밥과 김치와 함께 한국 식단의 핵심인 장을 정성껏 만드는 기술과 지혜는 물론, 장을 만들고 나누는 과정에서 형성된 가족과 사회 공동체의 정신을 전승해 왔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장 담그기 문화가 앞으로도 인류가 보존해야 할 무형유산으로 계속 자리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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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무형문화유산 '장 담그기 문화'농촌이야기 2025. 2. 9. 23:44
1. 저는 요즘 후지필름 주관 유네스코 유산 기록 프로젝트 일환으로 전라북도 지역의 장 담그기 모습을 사진 촬영하고 있습니다. 계획대로 진행한다면 4월 12일경 전주시 서학동에 있는 전시장인 ‘아트갤러리전주’에서 전라북도 유네스코 유산인 백제역사유적지구, 정읍 무성서원, 서해 갯벌, 판소리, 태권도 등 여러 사진가가 곳곳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전시할 예정입니다.제가 사는 곳이 충남 보령이다 보니 전라북도 내에 장 담그는 모습을 찍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몇 분의 도움을 얻어가며 틈틈이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2월은 입춘이 지나고 오히려 눈이 많이 내려서 도로 사정은 좋지 않았지만, 오고 가며 바라본 눈 덮인 전라북도 마을 풍경은 큰 선물로 다가왔습니다. . 2015년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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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약자를 기억하는 2025년농촌이야기 2024. 12. 9. 18:24
- 농민, 여성 농민을 중심으로 - 1. 2024년도에 기억에 남는 일이 여럿 있는데, 그중 충격적인 것은 전라북도 진안군 마이산 근처의 벼멸구 피해를 본 가을 논 모습이었습니다. 추수를 앞뒀지만, 황금색 물결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갑작스러운 벼멸구 출몰로 보기도 흉한 누렇게 말라붙은 논 모습은 보는 자체만으로도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벼멸구는 벼 줄기 하단의 즙을 빨아 먹어 피해를 주는 해충입니다. 피해를 보면 벼가 잘 자라지 않으며 말라죽기도 하고, 분비물로 인해 그을음병이 발생하여 2차 피해까지 초래합니다. 수확량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이고 쌀 품질까지 떨어집니다. 벼멸구가 무서운 이유는 번식력이 엄청나게 빠르다는 겁니다. 전남·전북·충남 등 벼 주산지는 물론 충북·경남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벼멸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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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여행’ – 농촌에 대한 질문과 탐구농촌이야기 2024. 8. 10. 14:53
1. 무척 더워서 어떻게 할 수도 없었던 올여름이지만, 제가 사는 보령 농촌에 수도권 청년들이 제법 찾아왔습니다.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 일환이었습니다. 아웃 리치(out reach)라고도 하는데, 사전적 의미로는 적극적인 봉사활동을 뜻합니다. 종교적 관점에서는 ‘선교를 겸한 봉사활동‘이지만, 요즘은 보통 교회 청년 수련회 활동도 아웃 리치라고 표현하곤 합니다. 지난 5월부터 청년들이 찾아와서 농촌 활동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여러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가 제시한 것은 농촌에 대한 즐거운 이해를 갖는 활동이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농촌 여행을 권했습니다. 사실 여름이면 많은 교회 청년이 시간을 내서 농촌을 찾고, 땀 흘리며 봉사 활동을 하면서 신앙 증진의 기회로 삼습니다. 참 귀한 일이고, 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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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는 꽃이 핍니다농촌이야기 2023. 4. 10. 20:02
. 1. 올봄은 유독 산불이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산불은 정말 무섭습니다. 지난 4월 2일 발생해서 사흘간 지속한 홍성군 서부면 산불은 제가 사는 마을 지척이어서 남의 일 같지 않았고, 더구나 마을 사람들 친인척도 그곳에 살아서 빨리 산불이 진화되기를 기다린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홍성 산불 피해 규모는 상당히 큰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글을 쓰는 현재 보도된 피해 상황을 보면, 주택 59채, 축사 20동, 창고 24동, 비닐하우스 48동, 컨테이너 등 시설 21동, 농기계 35대, 수도시설 4개, 태양광 1개 등 모두 172곳의 시설이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축 피해는 소 3마리, 돼지 850마리, 산란계 8만 마리, 염소 300마리 등 8만 1,153마리가 폐사했다고 합니다.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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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지촌 마을 강아지들농촌이야기 2023. 3. 17. 23:16
. 쌈지촌 닥스훈트 엄마가 새끼를 낳았대요. 3마리인가? 구경을 갔는데, 엄마만 닥스훈트 새끼들은 그 유명한 시고르자브종...^^ 아빠가 누군지 모른다는군요. 엄마를 조금만 닮았으면 어땠을까? 그 옆집은 아빠가 늠름하군요. 엄마도 멋지고요. 새끼들은 6마리인가? 엄마 아빠가 골고루 섞여 있어요. 강아지들 식성이 보통 아니에요. 틈만 보이면 엄마 젖을 향하네요. 쌈지촌 마을 새로운 식구들 옆에는 염소 가족들이 씽씽 다니고요. 이제 어린 손님들이 얼굴 보러 올 텐데, 봄날 따뜻한 바람맞으며 즐겁게 잘 살기를 바라요. . . . - 2023. 3. 17. 신죽리 쌈지촌 체험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