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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런저런글 2008. 9. 21. 23:00
꿈 꿈을 꾼다. 삶의 덧칠을 위해서 시간에 밀리면 다시 벗겨지고 떨어져 나가기도 하지만 꿈꾸지 않으면 마치 남들은 다 지나간듯한 그 자리에서 홀로 남겨진 아른한 아픔에 베이고 힘겨워하기 때문이다. 꿈을 꾸는 것은 어려운 일은 아니다. 내가 부르면 마치 곧 달려 올 것처럼 꿈은 그렇게 부풀어 있다. 바라볼수록 그 색깔도 곱다. 그리고 드디어 나비처럼 펄럭인다. 아니, 그렇게 보인다. 꿈이 삶을 덧칠해 주기는 한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좋다고 말을 하도록 도와준다. 부푼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결국은 꿈마저도 그 자리에 머문 삶에 사로잡히고 만다. 이제 쓸쓸한 벌판, 그 황량한 바람 속으로 창을 열고 자유롭게 던져지지 않으면 무뎌지는 아픔만이 꿈인 양 붙어 있을 뿐이다. 아, 기다린다. 모두 떠난 후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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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바다꿈꾸는아이들 2008. 9. 21. 22:52
보령시 천북면 학성리 오후 5시 바다 보령 천북 바다는 아이들 발자국 소리가 잔파도처럼 밀려오는 오후 5시가 되면 스르르 일어납니다. 나른한 햇살에 게슴츠레 누워 있다가도 살살 간질이는 아이들 소리에 마지못한 척 자리를 내 줍니다. 그리고 아직은 바다 위에 있는 햇살을 붙잡아 길게 늘어뜨립니다. 햇살 사이사이에서 아이들 웃음소리가 또 다른 파도가 되기 때문입니다. 오후 5시는 학교가 문을 닫고 아이들은 집에 가는 시간입니다. 철봉 아래 모래 바닥에 가방 하나 덩그러니 놓아두고 농로 따라 덜컹이는 학교 버스를 타면 이길 저길 돌아서 진달래 고개 너머 바지락 씻어내는 바다 소리가 들립니다. 오늘도 무엇을 먹었는지 지치지 않고 쏟아내는 그 많은 이야기들 장하기도 해라 쉬지 않고 움직이는 그 몸부림 오히려 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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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바다이런저런글 2008. 9. 21. 22:46
(*2007년 12월 작성글) 그리운 바다는 그리운 어머니처럼 언제나 그리운 그 자리에 있습니다. 어머니, 언제나 따뜻함을 가지고 이것도 받아 주시고 저것도 받아주셨던 어머니. 커서야 어머니도 한 여자로서 아픔이 있고 세상살이 풍파를 헤쳐 나가는 연약한 몸임을 알았습니다. 그래도 어머니 계신 자리는 든든한 삶의 뒷받침이었습니다. 오늘도 모든 배를 띄워 주는 저 바다처럼. 어머니 바다에 인생의 그물을 던집니다. 때로는 빈 그물, 때로는 몇 마리 그래도 던질 수 있는 바다가 있어서 고맙습니다 그물을 매고 기쁘게 돌아가는 날도 그물을 끌고 쓸쓸하게 돌아가야 하는 날도 내일이면 다시 와서 힘차게 던지는 꿈을 꿀 수 있습니다. 아, 스멀스멀한 고통 속에서 어머니 바다가 상처를 입었습니다. 바다에 쏟아진 기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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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버스 기사의 사진전꿈꾸는아이들 2008. 9. 21. 22:43
(*2007년 12월 작성글) 스쿨버스 기사로 일하고(?) 있는 보령시 천북면 낙동초등학교가 지난 12월 21일(금)부터 겨울방학에 들어갔습니다. 비정규직(?)이라서 방학을 하면 일자리가 없어지니 허전하기도 합니다. 사실 그동안 시간에 쫒기기도 하고, 일정이 겹칠 때도 있어서 힘도 들었는데, 막상 쉬려고 하니 아이들 하나하나 눈에 아른거립니다. 돌이켜보면 일 년이 금방 지나버린 것 같습니다. 일 년 전 꼭 이맘때, 학교 통폐합 소식에 불안해진 학부모들이 절박하게 회의를 하고 마음을 모으는 과정에서 제가 맡아서 해야 할 일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학교를 살리자는 일념으로 많은 사람들이 동참했습니다. 올 해 1학기를 45명으로 시작했는데, 2학기를 마칠 때는 52명의 아이들이 되었습니다. 이제 다시 앞으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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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다현이꿈꾸는아이들 2008. 9. 21. 22:40
(2008년 2월 작성글) 봄방학을 한 다현이가 미장원에서 머리를 예쁘게 하고 왔습니다. 이제 얼마 후면 낙동초등학교 2학년이 되는군요. 반 친구가 모두 5명인 다현이. 언니 오빠들하고 자연스럽게 공동체가 돼버린 학교에서 1학년 생활을 잘 했습니다. 2학년이 되면 이제는 언니가 됩니다. 새로 입학하는 동생들은 모두 5명. 잘 돌봐줘야지요.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농촌 학교에서 신입생을 모집하기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끼고 있습니다. 올 해, 낙동초등학교 입학 예정 대상은 모두 5명이었습니다. 일부러 입학 예정 학생들의 학부모를 학교로 초청해서 학교 설명회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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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운동회꿈꾸는아이들 2008. 9. 21. 17:49
(*2007년 9월에 작성한 글이지만... 2008년 운동회도 비슷했습니다.) 낙동초등학교 운동회가 지난 9월 19일(수)... 태풍 '위파'의 영향으로 비가 오락가락 하는 가운데 열렸습니다. 전교생 50명, 병설유치원 10명의 학생들이 온 힘을 다해 뛰고 또 뛰고, 그리고 응원나온 엄마 아빠, 할머니들도 함께 뛰었습니다. "50m 달리기 경주장" 국제적인 경주장은 아니어도 자연친화적(?)인 경주장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저도 아빠 선수로 나서서 달리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넘어져 보았습니다(*~일부러는 아니지만). 다치기는 커녕 다음날 온 몸이 정기를 받아서 더 상큼했습니다...^^* 태양이도 달리고, 대희도 달리고, 종민이도 달리고... 늘 그렇게 기운차게 달리렴.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서 달리면 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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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얼굴꿈꾸는아이들 2008. 9. 21. 17:47
아이들 얼굴 1. 세상이 가진 보물 중에서 아이들 얼굴을 빼놓을 수 있을까요? 작은 얼굴 속의 갖은 이야기가 있는 그대로 방긋 피어난다면 그렇게도 빛나는 보물들을 위해 여린 흙을 흩뿌리고 다녀도 좋겠지요. 2. 혹여 아이처럼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간곡한 말씀이라도 들을라치면 꿈꾸는 아이들 얼굴에 내 가슴 살포시 대보기라도 해야겠지요. 그렇게라도 내 가슴 수줍어지면 작은 노래 조용히 불러주고 싶어요. 3. 아이들 꿈속에서 자라는 나무가 꼭 웃음비만 맞는 것은 아니더라도 그래도 꿈꾸는 나무 언저리에서 조근조근 둘러앉아 얼굴 보며 웃고 싶어요. 슬픈 얼굴도 눈물 지워주고 무표정한 얼굴도 입술 당겨 올려보고 빛나는 보물들을 더 닦고 닦아 통통거리며 튀어 다니는 발걸음을 나누고 싶어요. 4. 어른의 아버지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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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를 씹으면서 나누는 담론농촌이야기 2008. 9. 21. 17:33
1. 요즘 우리 마을 김장용 배추들이 비싼(?) 값에 팔리고 있어서 배추 농사를 지켜보는 사람으로서 마음이 그리 나쁘지는 않습니다. 포기당 많이 받은 사람은 800원 정도고 대체로 600원 대에서 많이 팔린 것 같습니다. 물론 배추를 산 사람들은 밭떼기 중간상인들이구요. 팔렸다고 해도 배추는 아직 더 키워야 하기 때문에 배추의 출하는 김장철에 맞춰서 시작됩니다. 우리 마을은 배추 마을입니다. 축산도 많이 하지만, 일반 농사로는 단연 배추를 비롯한 채소 농사가 많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봄가을로 배추 철이 되면 배추 값에 굉장히 예민해집니다. 그러나 요즘과 같은 이런 배추 값은 희망 사항일 때가 많습니다. 배추 농사를 짓는 가구당 대략 6,000포기에서 20,000 포기 사이로 배추 농사를 합니다만, 10,..